
영어 공부를 하다보면, 평소 당연하게 쓰던 문장이 문득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.
마치 잠들기 전 '내가 팔을 이불 속에 넣고 자던가, 밖에 두고 자던가?' 한 번 의식하는 순간 잠이 안 오는 것 처럼.
잘쓰던 문장도 구조적으로 뜯어보기 시작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.
내게는 동사 feel이 어느날 갑자기 그랬다.
I feel happy 나는 행복하다고 느낀다.
The room felt cold 방이 춥게 느껴진다.
두 문장 모두 자연스럽게 읽히지만 가만히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.
행복함을 느끼는 주체도 '나'이고 방이 춥다고 느끼는 주체도 '나'인데 문장 구조는 똑같다.
방은 생명이 없으니 스스로 차가움을 느낄 수 없는데 왜 feel의 주어 자리에 왔을까?
영어에서는 주어가 행동을 직접하는 주체(능동형)이 되기도 하고, 행동의 대상(피동/수동)이 되기도 하는 특성의 동사들이 있다.
문법 용어로는 능격동사(Engrative Verb) 혹은 중간태(Middle Voice)라고 부른다.
주어가 행동의 주체가 되는 경우
이 경우 feel은 지각/감정 동사이다.
구조 : 주어 + feel + 보어(형용사)/목적어
의미 : 주어가 스스로 (감정이나 감각을) 느끼다.
예문 :
I feel happy. (나는 행복하다고 느낀다.)
She felt the cold wind on her face. (그녀는 얼굴에 찬 바람을 느꼈다.)
주어가 대상인 경우 (중간태/수동의 의미)
구조 : 주어(사물/대상) + feel + 보어(형용사)
구조적으로는 차이가 없다. 그래서 의심 없이 지나쳐왔을 수도...
의미 : 주어가 (~한) 느낌을 주다. ~하게 느껴지다.
예문 :
This blanket feels so soft. (이 담요는 촉감이 아주 부드럽다.)
The water feels warm. (물 온도가 따뜻하게 느껴진다.)
Feel 외에 다른 능격동사 예시
스타킹, 양말, 스웨터 등의 올이 나갈 때 사용하는 동사 get a run도 feel과 마찬가지로 능격동사로 쓰일 수 있다.
주어가 주체(원인 제공자)인 경우
구조 : 주어(사람) + get a run ( in one's stockings/sweaters/socks)
의미 : (사람이 행동하다가 결과적으로) (스타킹, 스웨터, 양말 등에) 올이 나가버리다.
예문 : I got a run in my tights when I brushed against the desk. (책상에 부딪혔을 때 타이즈에 올이 나가버렸어)
주어가 대상(물건)인 경우
구조: 주어(스타킹/타이즈 등) + get a run
의미 : 스타킹에 올이 나가다. 발생하다.
예문 : My stockings got a run
사실 위 이외에도 능격동사는 정말 많다.
그동안 너무 자연스러워서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쳤을 뿐이다. 하지만 '중간태'라는 개념을 한 번 의식하고 나면 앞으로 원서를 읽거나 미드를 볼 때 숨어있던 능격 동사들이 문득문득 눈에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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